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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책 한 권, 기분 따라 3가지로 나눠 읽는 법

바쁜 현대인 가운데 열 명 중 일곱 명은 책을 사두고도 한 달 안에 끝까지 읽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독서 습관을 일상에 맞게 설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날의 컨디션과 목적에 맞는 책을 고르지 못해 펼치조차 못 하는 것이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 독자는 매일 10분의 짧은 시간으로도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책의 선택 기준이다.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만을 고집하다가 부담감에 책을 덮어버린다. 마치 매일 같은 운동만 하면 몸이 적응하듯, 독서도 그날의 상태에 맞는 책을 고르면 훨씬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 제안하는 방법은 책장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다. 첫 번째는 생각 정리용, 두 번째는 기술 습득용, 세 번째는 무언 독서용이다. 이 세 가지 책장을 만들어 두고 그날의 기분에 맞춰 한 권씩 꺼내 읽으면 된다.

생각 정리용 책장에는 에세이, 철학 입문서, 심리학 대중서처럼 짧은 호흡의 글이 담긴 책을 배열한다. 이 유형의 책을 읽는 목적은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소음을 줄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출근 전에 마음이 복잡할 때 굳이 어려운 전문서적을 펼치는 대신, 3쪽 안팎으로 구성된 짧은 에세이 한 편을 읽으면 하루의 시작이 한결 가벼워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읽는 속도가 아니라, 읽으면서 떠오르는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10분 동안 한 편의 글이 끝나지 않아도 좋다. 중간에 끊기더라도 오늘의 기분을 기록해두는 여유가 오히려 더 큰 수확을 가져온다.

기술 습득용 책장에는 직무 능력, 재테크, 외국어, 홈트레이닝처럼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서를 꽂아둔다. 이 유형의 책을 읽는 핵심은 완독이 아니라 즉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가지 방법을 읽고, 그 자리에서 바로 이를 시도해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가령 생활비 절약에 관심이 있다면 절약 방법을 다룬 책을 읽다가 기억에 남는 팁 하나를 실천해보는 식이다. 건강한 식단 관리에 관한 책이라면 하루 한 끼만이라도 책에 소개된 원리를 적용해본다. 이렇게 하면 책의 두께에 압도당하지 않고, 하루의 작은 성취감이 독서를 계속하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무언 독서용 책장에는 어떤 목적도 두지 않는 책을 넣는다. 소설, 시집, 사진집, 만화, 여행지 기행문처럼 그냥 손이 가는 책이면 충분하다. 이 책장의 목적은 독서를 과업으로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루 중 가장 지치고 집중하기 어려운 시간, 예를 들어 잠들기 직전에는 이 책장에서 책을 꺼낸다. 이때는 글을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두고, 단순히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둔다. 별생각 없이 시집의 한 구절을 소리 내어 읽거나, 사진책의 이미지에 상상력을 더하며 감상하기만 해도 독서 습관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무언 독서는 책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해도 되는 시간이기에 오히려 독서를 가볍고 오래 지속하게 하는 비결이 된다.

이 세 가지 책장을 실제로 활용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전날의 피로가 덜 가셨고 마음이 차분하다면 생각 정리용 책장에서 책을 집는다. 오전 중에 해결해야 할 실무적인 문제가 떠올랐다면 기술 습득용 책장으로 이동한다. 점심식사 후나 잠들기 전처럼 머리가 무거운 시간에는 무언 독서용 책장이 정답이다. 이처럼 시간대와 상태를 먼저 정하면 책을 고르는 데 드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그 10분의 집중력도 훨씬 높아진다. 무엇을 읽을지 고민하는 시간까지 줄이면 하루 10분이 실제로는 15분 이상의 효과를 내게 된다.

이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적용하려면 각 책장별로 현재 읽는 책의 페이지 범위를 미리 정해두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생각 정리용 책은 오늘 20쪽부터 30쪽까지, 기술 습득용 책은 오늘 한 개의 챕터만, 무언 독서용 책은 오늘은 서두 5쪽까지라고 범위를 작게 잡아둔다. 목표가 작을수록 시작이 쉬워지고, 시작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게 된다. 또 읽은 날짜, 읽은 페이지, 그리고 한 줄짜리 감상을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장부에나 수첩에 메모하는 것만으로도 독서의 진척 상황이 눈에 보여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독서 목록을 관리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독서 습관을 만드는 것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하루 10분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시간이지만, 그 10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독서의 질은 크게 달라진다. 생각을 정리하는 책, 기술을 익히는 책, 그리고 그저 즐기는 책. 이 세 가지 유형을 기분과 목적에 따라 골라 읽다 보면 이른바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부담감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의 책으로 시야를 넓히게 된다. 이는 집에서 하는 홈트처럼 매일 짧게 반복하며 몸의 변화를 느끼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오늘 저녁, 마음이 편안하다면 시집 한 권을 펼쳐도 좋고, 내일 아침 일이 걱정된다면 실용서를 펼쳐보자.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고르든 10분 동안 그 책과 온전히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 작은 행위가 쌓이면 책은 더 이상 어려운 대상이 아니라 매일 반갑게 만나는 일상의 동반자가 된다.